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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뉴스 | [중앙일보]한국판 ‘프로젝트 제로’를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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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다중지능 작성일09-06-04 15:50 조회1,98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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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시평] 한국판 ‘프로젝트 제로’를 기다리며 [중앙일보]

A씨는 어릴 적부터 음성의 세계와 접속하지 못한 채 살아왔다. 그렇지만 청각장애에 굴하지 않고 끊임없이 사회와 소통하려 했다. 대안학교에 다니고, ‘난청인 클라리넷 앙상블’의 단원으로 활동했다. 특히 방학 중에는 난청 아동을 돕는 봉사활동을 했다. 지난 입시에서 A씨는 지방 ‘강소대학’인 한동대에 원서를 냈다. 수학 2~3등급, 영어 4~5등급, 국어 4~5등급. 그리 우수한 성적이 아니었다. 하지만 학교는 A씨에게 합격증을 줬다. 1단계 서류평가에서 다른 학생에 비해 교과성적은 떨어졌으나 장애를 딛고 봉사활동을 한 점을 높이 샀다. A씨의 사연은 최근 제주도에서 열린 입학사정관 세미나에서 우수 인재 발굴 사례로 소개됐다. 입학사정관제는 A씨에게 희망의 ‘인터페이스’였다.

대학들이 경쟁적으로 새로운 입시 전형안을 내놓고 있다. 가장 큰 특징은 입학사정관제의 도입이다. 모집정원 모두를, 한 해에 1000여 명씩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뽑겠다는 대학까지 나왔다. 올해 입시에서 50개 가까운 대학이 1만여 명을 선발할 태세다. 성적표에 적힌 숫자보다 잠재력과 소질, 적성을 함께 판단해 학생을 뽑겠다는 게 입학사정관제의 취지다. 대학들도 너나 할 것 없이 이런 취지를 내세운다. 그러나 속내는 복잡하다. 어떤 대학은 교과성적이 낮은 특목고 학생을 거둬들이기 위해, 어떤 대학은 정부 지원금을 타내기 위해, 또 어떤 대학은 ‘3불(不)’을 깨기 위해 입학사정관제를 활용하려 한다. ‘획기적인 사교육 경감’ 공약을 내걸었던 이명박 정부의 입장에선 이 제도를 통해 지지층과의 ‘약속’을 지키려 한다. 입학사정관제를 둘러싼 고차원 방정식이다.

이럴 때일수록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지금, 왜, 굳이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하려 하는가’. 미래사회에 맞는 인재를 찾아내고 키워야 하기 때문 아닐까. 세계는 산업사회를 한참 지나 정보화 사회를 거쳐 또 다른 사회로 옮겨가고 있다. 산업사회에선 수리·논리력이 뛰어난, 표준적인 인재가 대우를 받았다. 하지만 창의력이 지배하게 될 미래 사회에선 다양한 재능을 가진 인재들이 필요하다.

우리는 아직도 편협한 인재관에 사로잡혀 있다. ‘지능=IQ’다. 하지만 여러 연구를 통해 그 등식은 깨졌다. IQ 120~150이 150 이상인 사람보다 평균적으로 창의력이 높다는 보고가 있다. 평균 수준의 IQ를 가진 사람이 깜짝 놀랄 업적을 내기도 한다. 지능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는 다중지능이론도 나왔다.

미국 하버드대 연구그룹인 ‘프로젝트 제로’가 그 본거지다. 설립자인 넬슨 굿먼은 “우리는 지능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 그래서 연구 명칭을 ‘프로젝트 제로’로 정했다”고 설명한다. 그들은 오랜 연구 결과를 토대로 지능을 여덟 가지(언어·논리수학·공간·음악·신체운동·대인관계·개인이해·자연이해)로 분류해 냈다. 효성이 지극하거나 봉사정신이 남다른 학생들을 소외층 배려 차원이 아닌, 우수 지능(개인이해·대인관계) 소지자로 선발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한 것이다.

숨겨진 지능을 발굴하는 것이야말로 입학사정관제의 가장 큰 임무다. 하지만 선발 과정에서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든다. 사정관의 실력·철학도 뒷받침돼야 한다. 교과점수나 IQ처럼 쉽게 줄을 세울 수 없다. 입학사정관제의 왕국인 미국에서도 공정성과 적합성을 놓고 수십 년째 고민 중이다. 대부분의 국내 대학들은 2008학년도에 이 제도를 도입했다. 달랑 1, 2년 시행해 보고 대세라며 팍팍 모집정원을 늘리는 것은 아무래도 미덥지 않다. 속도를 늦추고 입학사정관제의 방향부터 정확히 설정해야 한다.

입학사정관제는 인재를 보는 눈을 바꾸는 창(窓)이 돼야 한다. 다양한 지능을 가진 학생들이 접속할 수 있는 희망의 인터페이스가 돼야 한다. 이를 위해 대학과 정부는 ‘프로젝트 제로’적 발상을 해야 한다. 그리고 시간을 갖고 촘촘하게 짠 ‘사정 그물’을 던져 숨겨진 대어(大魚)들을 걷어 올려야 한다.

이규연 사회에디터
출처 중앙일보http://article.joins.com/article/article.asp?Total_ID=3557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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